폐지를 주워 힘들게 모은 돈을 10여 년째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은 어르신들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박종혁 기자가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주름진 손으로 폐지를 옮기는
표순호 할아버지.
버려진 재활용품부터 찾는 게
여든 살 표 할아버지의
하루 시작입니다.
본업으로 3천 평의
과수농사를 짓고 있지만,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폐지나 공병 등을 수집합니다.
<인터뷰> 표순호 / 제천시 수산면
“폐지를 모으기도 하고, 농약병이 진짜 들녘에 많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그래서 면에 얘기해서 동네에서 모아 놓더라도 모아 놓은 것은 우리가 가져와서....”
<장소제목 : 제천시 수산면 / 수산리 노인회 공동작업장>
이렇게 재활용품을 수집한 지
벌써 10여 년째.
처음엔 경로당 부식비를
마련하고자 시작한 일이지만,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으며,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공부에 대한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표 할아버지의 뜻에 동참하는
마을 어르신들도 하나둘 늘면서
서로 부족한 힘을 채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태 / 제천시 수산면
“기금을 만들어서 값어치 있게 사용하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힘은 들지만 열심히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선행 소식은
수산면뿐 아니라 인근 소재지로까지 퍼지면서
주민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폐지나 농약병 등
재활용품을 모아 놓는 일이
자연스런 문화가 됐습니다.
<인터뷰> 심현태 / 제천시 수산면
“어르신들이 장학금도 그렇고 동네에서 열심히 하시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라고 모아 놓는....”
받는 사람보다 오히려
자신이 얻는 게 많아
기부를 멈출 수 없다는 표 할아버지.
누군가를 돕겠다는 의지로
오늘도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표순호 / 제천시 수산면
“내가 힘써가지고, 노인들이 힘써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더라고요....”
CCS뉴스 박종혁입니다. (편집 안동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