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말하는 ‘일상 속에 기적’…시에 담은 공감의 의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최근 제1회 노동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는데요.
증평군청 사회복지과의 최상규 주무관이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을 담담한 시어로 승화시킨 수상자를 박종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울음조차 토하지 못한 채
실낱같은 숨만 쉬다가
가만히 아기의 손에
붕대가 감긴 손가락 하나를 쥐어주자
의식도 없는 소방사 김00의 눈가에
미소 같은 물기가 번지고
죽을힘을 다해 뛰던
그의 심장이 멈추다”
비극적인 상황에서의 슬픔을
담담한 시어로 승화시킨 이 작품은
증평군 사회복지과에 근무하는
최상규 주무관이 지은
‘기적’이라는 시에 일붑니다.
한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을 담아낸 이 작품은
최 주무관이 짤막하게 접한 뉴스 보도에서 소재를 찾아
그 죽음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슬픔의 무게를 담고자 작성했습니다.
<인터뷰> 최상규 / 증평군 사회복지과
“(소방관도 우리와 같은) 누군가의 동료이고 누군가의 배우자, 아들이면서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일텐데, 이런 관계들을 통해서 느끼는 슬픔들을 최대한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담아보고자....”
고등학교 때 접한 시 한 권을 계기로
시인을 꿈꿔왔던 최씨는
평소 군청 직원들과 함께
‘우리말 사랑’이라는 동아리 만들어
문학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다 공무원노동문학상 공모 소식을 계기로,
직장과 가정생활로 조금씩 멀어져 갔던 시에
다가가는 용기를 내고자 이 작품을 출품해
대상을 수상한 겁니다.
공모전 심사를 맡은 한국작가회의는
이 작품에 대해 시 한편으로
소방공무원들의 삶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도
울림 있게 표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화인터뷰> 이경자 /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겸 소설가
“우리가 말로는 할 수 없고, 설명도 불가능한 생명이 하는 일. 소방관들의 삶과 그 일이 가지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방관들의) 바다 밑의 빙산을 다 보여주는....”
최 주무관은 시를 통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타인의 슬픔에 대한
공감이라는 말도 전했습니다.
<인터뷰> 최상규 / 증평군 사회복지과
“슬픔에 대한 공감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 각각의 구성원들을 만났을 때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렇게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해졌으면 하는 생각이....”
CCS뉴스 박종혁입니다. (편집 정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