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때가 없다는 말, 말은 쉬워도 실천에 옮기기란 참 쉽지 않은데요.
올해 75세의 한 할머니가 지난해 중졸 검정고시에 이어 최근 고졸 검정고시에도 최고령 나이로 합격했습니다.
배움에 있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몸소 보여준 어르신을 박종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올해 75세,
엄춘화 할머니의 문제집과 노트에는
만학을 향한 노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자식 키우랴 집안일 하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지만,
항상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엄춘화 할머니.
<중간제목 : 엄춘화 할머니, 우연한 계기로 검정고시반을 알게 돼 공부 시작>
우연한 계기로 성인 검정고시반을 소개 받고
다시 교과서를 손에 쥐게 됐습니다.
<인터뷰> 엄춘화 / 충북 최고령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
“어릴 적부터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요. 그런데 (결혼 후 서울로) 가서 살아보니까 공부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40대까지 교복입고 갈래머리 땋는 꿈을....”
<중간제목 : 엄춘화 할머니, 지난해 중졸 검정고시 합격에 이어 고졸 시험도 합격>
엄 할머니는 지난해
중졸 검정고시를 준비한 지 6개월 만에
첫 시험에서 합격의 기쁨을 알게 돼
연이어 고졸 시험에도 도전한 끝에
다시 합격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이를 곁에서 지켜보며 평소에는 운전사로
때로는 가정주부로 도움을 준 반려자가
든든한 힘이 됐습니다.
<인터뷰> 한유락 / 엄춘화씨 남편
“대단한 각오가 아니면 시작하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이니까 저는 뒤에서 뒷받침만 해준 것뿐입니다.”
나이를 잊은 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배우려는 어르신들 모습에,
선생님 역시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옆에서 칭찬하고 격려합니다.
<인터뷰> 정봉희 / 증평군 성인 검정고시반 교사
“어르신들이 각자 일을 마친 뒤 (공부하러 학습관에) 오는 것이 피곤할 텐데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까 감동스러워 눈물이 날 때도 있고....”
70세가 넘어 우연히 찾아온 배움의 기회.
새로운 걸 배운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즐거운 일인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 엄춘화 / 충북 최고령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
“배움에는 늦음이 없습니다. 지금도 오늘인가 하면 오늘이 가장 빠른 겁니다. 공부하다가 죽으면 어때 그런 생각으로 (다른 분들도) 시도를 해봤으면....”
CCS뉴스 박종혁입니다. (편집 정태길)